김민재의 차기작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이란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라고 하길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게 읽은 국내 소설이었다. 이은소 작가의 필력이 정은궐 작가만큼 좋은 것 같았다. 효종~현종 시기가 배경이다 보니 병자호란 이후의 조선 사회를 보여주는데 솔직히 여자들이 너무 불쌍했다.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와 혼인을 올린 다음날 과부가 된 현령의 딸, 의붓아비(?)에게 성적 착취를 당하는 소녀 등 은근히 부글부글 속 끓게 하는 사연들이 많다. 남자들이라고 해서 마냥 팔자가 편한 것도 아니라서 본처의 핍박을 받는 꼬맹이 서자도 있고, 과거 시험 치르느라 재산을 탕진한 양반, 운명을 거스른 대가를 치르는 거렁뱅이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제일 열 받는 부분은 과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