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_에필로그 -국도- 12월의 황량한 풍경이 펼쳐졌다. 햇살이 따스하게 얼어붙은 서울 근방의 변두리를 비춰주고 있지만 눈도 없는 논과 야산은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 텅빈 길 위에는 이정의 차만 지나가고 있었다. -이정의 차안- 이정은 가을과 함께 가을이 부탁한 장소로 가기 위해 운전중이었다. 옆에 앉은 가..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20_완결 -F4 라운지- "쾅" 잔디가 큰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손은 가을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가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잔디를 따라 라운지로 들어왔다. 준표와 우빈이 최실장으로부터 이정이 다 나았다는 말을 들은 후 처음 들어오는 라운지였다. 소파 위에 누워있던 지후는 잔디와 ..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9 -F4 라운지- 지후는 소파에 누워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고, 우빈은 준표와 함께 전공 수업 세미나 자료를 검토하느라 분주했다. 이미 신화그룹의 경영에 일정 부분 참여중인 준표는 실제사례에 더 치중했고, 실전경험이 없는 우빈은 이론적 완성도에 더 집중해서 작업중이었다. 운좋게 재벌집에서 ..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8 -도서관- 가을은 잔디와 함께 듣는 수업이 끝난 후 함께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전혀 준표의 우리말 속담실력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답답해하는 잔디를 위해 좋은 책을 골라주기로 했다. 툴툴거리면서도 열심히 속담책을 찾는 잔디를 보면서 가을은 살짝 웃었다. '역시 두 사람은 환상의 커플이..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7 -납골당- 이정은 은방울꽃 한다발을 들고 납골당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은재의 생일날을 일본에서 보낼 수 없었다. 작년에도 영국에서 은재의 생일날에 맞춰 잠시 귀국했던 이정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찾아온 건 똑같았지만 감정은 완전히 달랐다. 슬픔으로 미칠 것만..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6 -신화대- 잔디는 정신없이 사회대 건물을 뛰어다녔다. 전공 수업을 듣느라 아예 휴대전화를 꺼버린 가을을 찾아 최대한 빨리 강의실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강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수업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려 잔디는 교수가 나오기도 전에 먼저 문을 열고 강의실로 들어갔다. 가을이 놀란 얼굴로 땀..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5 -인천공항- 이정은 출국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수화물을 부치고 체크인 절차를 마친 다음, 잠시 시간이 비자 휴대전화를 꺼냈다. 다른 F4 친구들에게 전화를 할까 잠시 고민하다 결국은 도로 가방에 집어넣어버렸다. 평소와 달리 혼자 출국을 하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문득 가을이 떠올랐다. 자신이 울..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4 -신화대- 지후는 항상 연습하는 야외장소에서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어느 사이엔가 가을이 근처 벤치에 앉아서 지후의 연주를 감상했다. 부드럽게 움직이던 바이올린 활이 현위에서 완전히 떨어지자 가을은 박수를 쳤다. 가을: 오빠 정말 근사해요. 지후는 가을을 보고는 미소..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3 -신화대- 가을은 오전 강의가 끝나자마자 사람이 없을만한 곳을 찾아 건물밖으로 나왔다. 밤새 울은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아침 일찍 얼음물에 얼굴을 담궜지만 부은 눈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보통은 잘 쓰지 않는 챙달린 헌팅캡을 깊숙히 눌러쓰고 학교에 왔다. 다행히도 오전에는 강의가 한 과..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
[소을 중편] 기억의 주인 12 -신화대- 개강과 입학을 맞은 교정은 활기가 넘쳤다. 가을은 뒤늦은 1학년 새내기 생활을 마치고 문헌정보학과의 2학년 부과대표를 맡아 분주하게 지냈다. 과대표와 함께 개강 파티를 비롯한 여러 가지 행사를 추진하느라 요즘은 잔디조차 자주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같이 교양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 소설/기억의 주인 2009.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