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 아지트-
준표와 잔디, 이정과 가을, 지후와 유림이 소파에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모두 틈틈히 입구를 흘끔흘끔 바라봤다.
오늘 바로 우빈이 교제중인 연아를 소개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었다.
스치는 만남일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두 달이 넘게 만나고 있다는 말에 놀란 친구들이었다.
우빈이 그렇게 오랫동안 한 여자만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들, 특히 F3의 놀라움과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 놀라움을 더 크게 만들었던 건 우빈이 lady 알렉스가 만날수록 더 좋아진다는 말 때문이었다.
천하의 돈 주앙이 그런 말을 하다니!
그래서 F3의 호기심은 더더욱 커져갔고 최근에는 만날 때마다 꼭 소개시켜달라고 우빈을 귀찮게했다.
우빈은 연아가 워낙 바빠서 자신도 얼굴보기 힘들다고 처음에는 가볍게 넘겼지만 더 이상 친구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어 결국 토요일 저녁에 약속을 잡아버렸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우빈과 연아가 들어왔다.
우빈을 통해 온갖 살벌한 이야기를 들었던 준표, 이정과 잔디, 가을, 유림은 귀여운 분홍 원피스를 입은 연아를 보고 의외라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지후만이 평소와 똑같이 무덤덤하게 우빈과 연아를 맞이했다.
우빈: Hey, 오래 기다렸냐? 늦어서 미안.
준표: 임마 30분이나 기다렸어.
이정: 도대체 얼마나 길이 막혔던 거야? 평소 속도면 도착하고도 남았잖아.
우빈: (싱글벙글 웃으며) 아 그게 말야, 우리 lady가 과속운전하면 안된다고 해서 말이지.
벌써부터 뜨악해지는 F3였다.
운전할 때 속도감을 제일 중시하는 우빈이 여자 때문에 천천히 운전하느라 약속에 늦었다니!
지후는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게 될까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후: 그건 그렇고 얼른 소개시켜줘야지?
우빈: 자 모두들 인사해. 여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 김연아씨.
연아씨, 얘들이 내 죽마고우인 구준표, 소이정, 윤지후야.
연아는 방긋 웃으며 자신을 심상치않은 눈으로 보는 F3에게 목례를 했다.
연아: (발랄하게)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그 유명한 F4를 이렇게 보게 되어 영광이네요.
준표는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이었지만 이정과 지후는 웃으며 인사했다.
지후: 반갑습니다. 우빈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이정: 우빈이 말대로 정말 매력이 넘치는 분이시네요.
왜 지금까지 우리에게 안보여줬는지 이해가 가는데요.
준표: (마지못해) 안녕하세요.
F4 특히 준표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연아에게 잔디와 가을, 유림은 호감을 느꼈다.
연아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여성들의 시선을 느끼고 우빈을 바라봤다.
우빈은 즉시 연아를 데려가 F3의 여자들을 소개시켜줬다.
우빈: 여기는 구준표의 여자친구인 금잔디, lady의 대학 후배야.
잔디:(기대에 찬 눈빛) 선배님, 정말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연아:(의아) 네? 얘기라니오?
잔디: 해부학 수업에 선배님의 그 화려한 솜씨 얘기가 빠진 적이 없을 정도라구요.
이렇게 우빈 선배의 여자친구가 되셨다니 정말 세상이 좁다는거 실감나요.
연아: (쑥스럽게 웃으며) 그래요? 이렇게 예쁜 후배님을 만나서 나도 기뻐요. 잔디씨.
준표는 잔디가 연아의 칭찬에 황홀하다는 표정을 짓는게 맘에 들지 않아 툴툴거렸다.
반면 우빈은 연아가 잔디와 벌써부터 친해진 것 같이 기분이 좋았다.
우빈: 이쪽은 소이정의 여자친구 추가을. 지금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어.
가을: 만나서 반가워요. 우빈 오빠가 늘 자랑을 많이 해서 어떤 분인지 궁금했어요.
연아: 나도 반가워요. 정말 사랑스럽고 예쁜 분이시네요.
유치원 꼬맹이들에게 인기 많으시겠어요.
가을도 다정한 연아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 가을의 모습에 이정이 걱정하기 시작했다는 걸 모르는 채로 말이다.
우빈: 그리고 윤지후의 약혼녀이자 첼리스트인 한유림씨야.
Lady도 음악 좋아하니까 금방 친해질 거야.
연아: (눈 반짝이며) 어머 이렇게 아름다운 첼리스트까지 만날 줄은 몰랐네요. 정말 반가워요.
유림: (쑥스러워하며) 말씀 많이 들었어요. 법의관이라고 해서 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정말 귀여운
분이시네요.
연아: 시체를 대한다고 시체 분위기가 나는 건 아니죠.
그건 그렇고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수상자를 이렇게 직접 만나다니 영광이에요.
언젠가 꼭 유림씨 연주회에 가보고 싶네요.
지후: 연아씨는 정말 음악을 좋아하시나봐요? 우리 유림씨를 아는 걸 보면요.
어느 새 지후가 불쑥 끼어들었다.
유림에게 호감과 경탄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연아가 마음에 들은 듯 했다.
적어도 지후에게는 클래식 애호가인 연아가 좋은 친구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서 우빈은 흐뭇했다.
연아: 시간이 없어서 공연은 자주 못보긴 하지만 그래도 음반은 많이 있답니다.
수암 미디어에서 나오는 이지 클래식 앨범도 모조리 샀구요.
유림: 7월에 수암 음악당에서 공연이 있어요. 그 때 연아씨도 꼭 오셨으면 좋겠어요.
연아: 어머 정말요? 직접 초대해주시니 꼭 가야겠네요. 가스 폭발같은 대형 사고만 아니면 갈 수 있을 거에요.
어느 새 아지트의 사람들이 모두 연아와 유림 주위로 몰려들었다.
우빈의 설명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연아를 보며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는 준표와 이정이었다.
이정: 연아씨가 클래식 애호가인줄은 몰랐네요. 우빈인 그런 얘기 전혀 안했는데.
우빈: 우리 lady는 음악은 안가리고 다 좋아해. 굳이 말할 필요 없었지.
잔디: 선배님 두개골 얘기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역시 선배님이다 싶었어요.
가을: 저도요, 큭큭. 언제 한 번 유치원 애들한테 특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빈과 연아의 첫만남이 화제에 오르자 연아도 가볍게 웃었다.
연아: 우빈씨 친구분들도 모두 멋진 두개골의 소유자에요. 골상학자들이 보면 꽤나 탐냈을 거 같아요.
준표:(이맛살 찌뿌리며) 골상학자?
우빈:(준표 머리 쓰다듬으며) 해골을 보고 뇌의 크기와 성격을 파악하는 학자를 말하는 거야.
지후: 연아씨 옆에 있으니 이젠 그런 쪽의 주제에 익숙해진 모양이네, 송우빈.
이정: 부창부수냐, 우빈?
준표: 그건 또 뭔 말이야? 부추가 어째?
잔디:(뜨악) 구준표~ 너 정말 어디가서 속담이나 사자성어 아는 체 하지도 마!
우려와 달리 가벼운 분위기에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낸 여덞 명이었다.
-7월, 수암 음악당-
유림의 독주회에 약속대로 F4와 잔디, 가을, 연아도 공연을 보기 위해 참석했다.
연아는 우빈이 보낸 짙은 붉은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왔는데 푸른 빛까지 도는 하얀 피부와 놀랄만큼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연분홍 미니 드레스를 입은 잔디와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가을은 아직까지 앳티가 남아있어 사랑스럽게 보였다.
지후는 유림의 공연을 총지휘하느라 공연이 시작할 때까지는 보이지도 않았다.
준표와 잔디, 이정과 가을, 우빈과 연아, 지후는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아 유림의 연주를 감상한 후에야 다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연아가 신화 호텔 창립기념 파티의 분위기를 완전히 얼려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후는 호기심어린 눈길을 종종 던졌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빈: 야, 윤지후 너 왜 우리 연아씨 그렇게 보는 거야?
지후: 연아씨가 저번에 준표네 파티에서 한 건 올렸다고 들었거든.
잔디: 아 그거요? 먼저 사람들이 선배님에게 재수없게 굴어서 응수해주셨던 거 뿐이에요.
준표: 그렇지만 멀리서 봐도 솔직히 좀 무섭긴 했다..
가을: 그래도 언니가 먼저 공포분위기 발산하는 거 아니잖아요.
연아: 풋 윤지후, 너무 걱정하지 마. 저번 얘기 들었으면 이젠 나한테 한소리 하는 사람도 없을 거아냐.
우빈: 그래, 이 바닥은 좁아서 소문이 금방 퍼지니까.
하지만 모두들 연아가 그날 밤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잠시 제각기 인사를 하러 가고 우빈마저 통화하러 사라져 연아가 혼자 있게 되자 거들먹거리며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진희: 오늘 우빈 선배 파트너로 오셨죠?
연아:(심드렁) 그런데요?
선자: 저번에 신화 호텔 창립 기념 파티에서 재밌는 말씀 많이 하셨다는 얘기 들었거든요.
미숙: 법의관이라고 하신 거 같은데 맞죠?
연아는 또 시비를 걸러 왔나 싶어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연아: 맞아요. 근데 댁들은 누구신지? 우빈 선배라고 하는 걸 보면 신화대 출신?
선자: 네. 누구누구같은 서민이 아니라서 우린 유치원부터 신화를 나왔어요.
연아: 그럼 내 대학후배로군요. 반가워요.
진선미는 방긋 웃는 연아가 소문처럼 살벌해보이지 않아 약간 안도를 했다.
여전히 연아는 진선미를 무심한 눈으로 바라봤다.
미숙: 어떻게 우빈 선배와 알게 된 거에요?
연아: 우선 얘기를 하려면 먼저 자기 소개부터 하는게 예의 아닌가요?
난 김연아라고 해요. 후배님들은?
진선미는 특유의 거만한 포즈로 자신들의 이름을 내뱉었다.
진희: 진저에요
선자: 써니라고 해요
미숙: 미랜다라고 부르세요.
연아는 잘난체 하는 진선미가 어이없어서 한 마디 던졌다.
연아: 진저? 생강이구나. 이왕이면 머리도 빨갛게 염색하지 그랬니?
진희:(황당) 뭐라구요?
연아: 이왕 영어 이름 지으려면 제대로 지으라는 소리야.
보아하니 나머지 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은 거 같은데.
써니 얼굴도 햇살처럼 환한 느낌도 없고, 미랜다도 말투를 보아하니 평소 칭찬받을 행실을 하는 거 같지
않고 말야.
선자와 미숙도 거침없는 연아의 이름 품평에 입을 딱 벌렸다.
연아는 잘난 체하는 상류층 철부지들의 기를 확실히 제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싸늘하게 웃었다.
연아: 나라면 엘리자베스라고 짓겠어. 나와 별명이 똑같은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이름을 따서 말야.
선자: 엘리자베스 바토리?
미숙: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자신들을 보는 연아의 표정이 무척 맘에 들지 않는 진선미였다.
연아: 그 유명한 피의 여왕 엘리자베스 바토리를 모른단 말야? 쯧쯧 너희들 평소 책을 얼마나 읽고 사는 거니?
선자: (버럭) 그, 그 여자가 누군데 그래요?
연아: 합스부르크 왕가에 비견되는 16세기 트란실바니아의 대귀족이야.
미모와 지성으로 유명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이를 먹고 남편마저 죽은 후에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데
모든 관심을 다 쏟아부었어.
우연히 하녀의 코피가 닿은 피부가 쫙 펴진 걸 보고 처녀의 피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믿은 게
피의 여왕이라는 전설의 시작이었지.
처음에는 농가의 처녀들을 돈주고 사와서 그 아가씨들을 죽이고 그 피를 마시고 목욕을 했어.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꾸만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더욱 무서운 생각을
해냈어.
그게 뭐일 거 같아?
진선미는 연아의 차가운 웃음에 오싹해졌다.
연아의 얼음같이 날이 선 차가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연아: 그 여자는 평민이 아닌 신분높은 귀족 아가씨의 피라면 효과가 더 좋을 거라고 믿었어.
그래서 파티를 해서 귀족 아가씨들을 초대해서는 그 아가씨들까지 고문해서 죽이고 피의 목욕을
계속했지.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나중에 자신의 젊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린 여자들을 고문하는데 맛이 들렸어.
철의 여인같은 다양한 고문도구를 만들어서 어린 아가씨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그 아가씨들이 피를
잃으면서 조금씩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데 희열을 느꼈다고 하더군.
어쩌면 어린 아가씨들의 젊음이 부러워서 그렇게 고문했던 건지도 모르지.
사실 그 여자네 집안이 근친혼을 너무 많이 해서 간질같은 정신병이 대대로 내려왔으니까 말야.
물론 나중에는 외부에 이 사실이 알려져서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모든 재산을 다 뺐기고 죽을때 까지
감금을 당했어.
워낙 대귀족이라서 왕도 그 여자를 사형시킬 수 없었거든.
무려 600여명의 아가씨들을 죽이고 그 피로 목욕했다는 재판 기록이 있다는데 말야.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흡혈귀 전설의 모델이 엘리자베스 바토리였다는 소문이
있는 걸로 봐서는 정말 무시무시한 여자인건 사실인 것 같지 않아?
진선미를 보는 연아의 눈빛이 어쩐지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금방 잡아먹을 쥐를 갖고노는 고양이같달까.
게다가 하필 오늘 연아는 핏빛으로 휘감았다. 붉은 드레스와 구두, 석류석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 새빨간 입술까지..
진선미는 어쩐지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는 사람이 지금 연아로 환생한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연아는 공포에 가득한 진선미를 보고는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연아: 하하하 뭐야, 너희들 내가 의대시절 별명이 피의 여왕이었다고 엘리자베스 바토리처럼 너희들의 피를
노릴 거 같아?
무안해진 진선미의 얼굴이 빨개졌다.
연아: 걱정 마. 나도 너희처럼 늙은 여자들 피는 줘도 안쓸거니까.
진희: 뭐에요?
미숙: 우, 우린 아직 20대 중반밖에 안됐다구요!
연아:(심드렁하게) 그래서? 너희들 노화는 20대부터 시작하는 거 몰라?
너희들은 이미 노계라구. 아직 20대라고 방심하는 모양인데 이미 몸 속에선 노화가 진행 중이야.
내가 정말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면 어리고 어린 10대 아이들의 피를 취할 거야.
나보다 겨우 몇 살 어린 걸로 유세떨지 마. 어차피 똑같이 늙어가고 있을 뿐이니까.
진선미는 분해서 어쩔 줄 몰라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어쩐지 섬뜩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진선미를 보면서 조소를 머금고 있는 연아는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연아: 너희들은 겉만 봐서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의 속을 파헤치는 사람이라 아~주 잘 알거든.
10대 아이들과 네 나이의 시신을 부검해보면 20대가 10대보다 얼마나 노화했는지 알게 될 거야 큭큭.
얼마 전에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져서 20대 여자들 시체 실컷 해부했으니 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나보다 더 20대의 노화 정도를 아는 사람 없을 거야.
뭐 원한다면 부검실로 놀러와봐. 사랑스런 대학 후배님들에게 기꺼이 10대와 20대의 부검 사진을
보여주지.
확실히 못을 박아주시는 연아의 살벌한 아우라는 그야말로 피의 여왕 그 자체였다.
그런 연아의 모습을 약간 떨어진 곳에서 보던 F4와 잔디, 가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잔디: 역시 연아 선배님은 대단하셔~ 저 싸가지 진선미를 완전히 얼려버렸네.
가을: 어쩐지 유치원에서도 말썽부리는 꼬맹이들을 다 평정할 수 있을 거 같아.
준표:(못마땅하단 표정으로) 어이구 주변이 다 초토화됐구만. 시베리아가 따로 없다.
이정:(싱글거리며) 우빈, 확실히 네가 반할만한 여자구나.
저런 살벌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자 찾기 어려울 거다.
우빈: 당연하지. Lady 알렉스같은 여자 어디에도 없지.
우빈은 흐뭇하다는 표정으로 친구들을 보고는 연아에게 다가갔다.
우빈: Lady 알렉스 미안. 마침 아는 사람이 있길래 잠시 인사한다는게 늦어졌네.
연아: 괜찮아 우빈씨. 나도 여기 귀여운 후배님들이랑 재밌는 얘기하고 있었어.
우빈이 다가오자 조금 전의 그 피의 여왕같은 살벌한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연아는 다정하게 우빈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진선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빈은 그런 진선미를 흘깃 보며 비웃음을 흘리고는 과거 여러 여자들을 홀렸던 달콤한 미소로 연아를 바라봤다.
우빈: 이제 곧 유림씨가 나올 거야. 인사하러 가자.
연아: (활짝 웃으며) 정말? 오늘 밤의 주인공을 드디어 만난다니 설레인다 막
(진선미를 보며) 담에 또 재밌는 얘기해요. 후배님들
마지막으로 섬뜩한 시선으로 사악하게 미소짓는 연아를 보고 완전히 얼어붙어버린 진선미였다.
아울러 주변 사람들까지도 피의 여왕같은 살벌한 아우라를 풍기다 우빈에게 달콤하게 미소짓는 연아를 보고 오싹해졌다.
예전 파티때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사람들도 우빈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정말 무서운 사람임을 깨닫고 함부로 접근하면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남1: 어쩐지 저 여자 옆에 있으면 에어컨이 필요없을 거 같지 않냐?
여1: 찬바람이 그냥 휘몰아치는 거 같아.
여2: 시체를 마구 해부하는 사람이라니 어련하겠어.
남2: 송우빈 정말 취향이 이상해졌네. 하필 저런 여자랑... 으~ 무서워...
여3: 정말 의대 친구 말대로 피의 여왕이라니깐. 꿈에 나올까봐 겁난다.
우빈과 연아는 주변 사람들의 공포어린 표정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다정하게 팔장을 끼며 걸어갔다.
F3와 잔디, 가을은 이제 연아에게 완전히 적응이 되어 나란히 두 사람과 함께 유림이 나오는 입구로 갔다.
유림은 검은 드레스를 벗고 여름에 걸맞는 연녹색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지후는 늘 그렇듯 모든 여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소를 지으며 카라 꽃다발을 유림의 팔에 안겨주었다.
지후: 정말 최고의 연주였어, 유림씨.
유림:(활짝 웃으며) 고마워 지후씨.
준표와 잔디, 이정과 가을, 우빈과 연아, 지후와 유림 네 쌍은 즐겁게 한여름밤의 꿈같은 공연 뒤풀이를 즐겼다.
주위 사람들은 저마다 짝과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F4를 보면서 보기 좋다는 말과 F4가 아깝다는 시새움을 표현했지만 네 쌍에게 전혀 들리지 않았다.
사실 F4의 카리스마에 덧붙여 연아의 살벌한 소문을 실시간으로 들은 탓에 여자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F4 커플만의 행복한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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