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WWx6ND-ZnI?si=wVomubjbw-6BEJaN
좀 늦은 생일 선물로 김동률 콘서트에 갔다 왔다.
콘서트는 정말 좋았다. 알고보니 이번에 10만명이 예매했단다.
아무리 7회 공연을 한다지만 10만명이 온다는 건 공연이 다 매진이 되었단 얘기다.
하지만 계속 내 머릿속에서는 29년전 학교 기숙사 오픈하우스 행사에 초대손님으로 왔던 전람회 무대가 떠올랐다.
1996년 군복무를 마치고 2집을 냈던 전람회는 인기 만점 손님이었기 때문에 나와 친구들은 오전에 유기화학 1차 시험을 보고 나서 점심 먹은 후부터 공연하는 소강당에서 기다렸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가을이었고 날씨가 꽤 좋았던 거 같은데 가을의 정취를 즐길 생각도 안 했다.
오후 내내 소강당 맨 앞자리에서 기다렸던 우리들에게 기숙사 임원들은 우리 자리가 초대 손님들의 자리이기 때문에 뒷자리로 가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나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제일 먼저 소강당에 와서 기다렸기 때문에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맞서서 결국 임원은 타협책으로 우리에게 맨 위에서 대기하다가 문이 열릴 때 앞으로 뛰어내려가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초대석 빼고 제일 좋은 자리를 사수해서 오픈하우스 행사를 봤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전람회 공연은 생각보다 짧았지만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하고 라이브로 듣는 노래가 참 좋았다.
지금도 기억에 남던 이야기는 바로 이대에 남자가 들어갈 수 있냐 없냐에 대한 논쟁과 그 근거였다.
김동률은 이대에 들어간 학교 선배가 경비 아저씨한테 붙잡힌 얘기를 들었다 했고, 서동욱은 선배 하나가 경치가 더 좋기 떄문에 이대역에서 내려서 이대를 정문부터 후문까지 관통해서 육교를 건너 연대 동문으로 들어간다고 들었단다.
그 말을 들은 박장대소했고 역시 말은 서동욱이 더 잘한다고 감탄했었더랬다.
20대 중반이었던 김동률과 서동욱은 참 푸릇푸릇한 청춘이었다.
오늘 공연에서 그때 불렀던 'J's bar에서'와 '취중진담'을 다시 들으니 서동욱이 저절로 생각났고, '여행'을 부를 때에는 저 앨범을 같이 만든 서동욱과 신해철 오빠가 모두 이 세상을 떠나서 혼자 남았구나 싶어서 좀 슬펐다.
그래서 그런지 첫 번째 앵콜곡을 부른 후 서동욱의 사진과 함께 추모의 글을 올린 걸 보니 울컥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ㅠㅠ
'좋아하는 것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정현_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0) | 2022.12.25 |
|---|---|
| 빈첸, 오반, 박재정, 피아노맨, 임수 - 눈 (Prod. VAN.C) (0) | 2022.01.02 |
| 바흐-부조니 샤콘느 (0) | 2021.10.30 |
| 옥수사진관_해질 무렵 (0) | 2021.10.04 |
| 슈베르트_보리수 (0) | 2021.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