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는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온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중학교 때였을까... 라디오에서 '마로니에'의 노래를 듣고 원래 시였다는 말에 참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가 어쩐지 비장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가을에 어울리는 시다..
'좋아하는 것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후에 오는 것들_공지영 (0) | 2009.11.07 |
---|---|
강철의 연금술사 (0) | 2009.10.25 |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0) | 2009.09.18 |
도종환_흔들리며 피는 꽃 (0) | 2009.07.17 |
후르츠 바스켓 (0) | 2009.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