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의 추억
내가 제일 처음 기억하는 팝송은 80년대 초반인데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의 그 유명한 후렴구였다.
워낙 온나라에서 그 부분을 불러댔으니 모를수가 없었다.
그 후에 가끔 팝송이 나왔던 것 같은데 10대 초반이었던 내가 그나마 제대로 기억한 노래는 "Say you say me" 정도였다.
80년대 후반 중동에서 살면서 가요를 듣기 힘들게 되면서 팝송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접했다.
집에는 팝송 테이프가 간간히 보였고 가끔 TV를 틀면 MTV 뮤직 비디오를 보기도 했다.
내 기억에 제일 처음 본 뮤직비디오는 티나 터너와 마돈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야하고 파격적으로 보여서 어린 마음에 식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하(Aha)도 들었던 것 같은데 당시 내가 제일 좋아한 노래는 "Nothing gonna change my love for you"였고, 좀 시간이 흘러 영화 탑건 주제가였던 "Take my breath away"도 아주 좋아했다.
국제 학교에 다니면서 팝송을 꽤 많이 접한 것 같은데 당시 학교에서 본 뮤직비디오가 "We are the world"였다.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지금 내가 좋아하는 비틀즈나 퀸 노래는 전혀 접하지 못한 걸로 기억한다.
오히려 한국에 돌아온 다음에 비틀즈와 퀸 노래를 듣고 좋아졌다.
하지만 당시 나는 가요를 워낙 좋아해서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팝송 중 멜로디가 좋은 곡만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비틀즈의 "Yesterday"나 퀸의 "Love of my life"같은 곡)
90년대 초, 스콜피온스의 "Wind of Change"나 Mr. Big의 "To be with you", 크리스크로스의 점프 등과 같이 아주 유명한 팝송은 듣긴 들었는데 당시의 나는 굳이 팝송을 찾아듣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내가 가장 이해못한 장르는 헤비메탈이었다.
해철 오빠가 라디오에서 신나게 틀어주고 얼마나 멋진 노래인지 열변을 토하며 설명해도 내게 헤비메탈은 그냥 시끄러운 음악이었고, 남자애들은 왜 이런 시끄러운 음악을 듣는지 이해를 못했다.
대학에 들어간 후로 팝송을 듣는 빈도가 높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내 사랑은 가요였고, 팝송은 곁다리였다.
비틀즈의 위대함을 가장 실감했던 건 2001년 11월 생애 처음 유럽 출장을 갔다 돌아온 날이 조지 해리슨의 사망일이라 모든 유럽 신문 1면이 그의 죽음으로 뒤덮인 걸 목격한 때였다.
그전부터 영화 OST를 좋아하게 되면서 어쩌다가 팝송을 소개하는 심야 TV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는 내가 소장한 음반에서 팝송이 조금씩 늘어났다.
비틀즈의 one"부터 시작해서 퀸의 베스트앨범을 들으며 팝송의 세계에 빠지기 시작했고 비만 오면 Radiohead의 "Creep"을 들었다.
지금은 요즘 가요는 거의 안듣는 편이고 옛날 팝송부터 요즘 에드 시런의 노래를 신나게 들으며 산다.
여전히 너무 시끄러운 노래는 못듣는데 역시 내 취향은 멜로디 좋은 노래다^^
그런 의미에서 퀸과 비틀즈는 영원히 내 최고 애정 밴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