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음악

유재하_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지혜의 여신 2011. 11. 1. 23:12

지금은 라디오를 거의 듣지 않지만 학창시절에는 끼고 살았다.

그때 주옥같은 노래들을 참 많이 들었는데 유재하의 노래는 단연 손가락에 꼽힌다.

첨엔 요절한 천재인줄도 모르고 그냥 좋다고 들었는데... 알고보니 겨우 스물 다섯살에 앨범 한 장 달랑 내고 교통사고로 하늘로 가버렸더랬다..

그 날이 바로 11월 1일... 오늘이다...

 

언젠가 봄여름가을겨울이 라디오 DJ를 했을 때 11월 1일밤에 조규찬, 고찬용 등의 유재하 가요제 수상자들과 함께 추모방송을 했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유재하의 동네 친구였고 갑작스러운 절친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겨워했음을 토로했었다.

그리고 유재하 가요제 수상자들은 유재하의 음악을 흠모하면서 봄여름가을겨울이 그의 친구였음을 부러워했었다. 꼭 한번이라도 직접 보고싶었는데 아쉽다면서...

 

음악의 신 정재형의 대학선배인 유재하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해서인지 선율이 아름다운 발라드를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다소 우울한 느낌이 강한 정재형과 달리 유재하는 솔직하고 서정적이며 영롱한 음악을 만들었다.

솔로앨범을 내기 전에 조용필의 밴드 연주자로도 활동했다는데 그가 더 살았으면 색다른 록 음악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뚱맞은 생각도 해봤더랬다.

 

내 기억이 맞다면 유재하는 앨범을 아주 어렵게 냈다고 했다.

노래 자체는 좋지만 유재하의 목소리나 창법은 잘 먹히지 않을거라고 음반회사에서 다 거절했단다.

어찌어찌 겨우 나온 앨범의 모든 노래는 한 사람에 대한 사랑고백이었다는데 그 사랑을 받은 여인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어린 날에는 유재하의 사랑을 받은 그 앨범의 주인공을 좀 부러워했었다.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그 여인이 약혼녀다 아니다라는 어이없는 논쟁을 했었을 정도로...

  

20대 초반의 감성이 가득한 앨범을 들으며 늦가을밤 감상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