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기억의 주인_다음 이야기

11. 영원히 함께 (완결)

지혜의 여신 2009. 9. 27. 12:48

배경음악: 냉정과 열정 사이 주제곡

 

 

 -신화대-

 

드디어 여러 가지 일이 많았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은 마지막 학기를 맞이했다.
취직 준비때문에 수업을 적게 들어 예전과는 달리 자유로운 시간이 많았지만 가을은 주로 도서관에 파묻혀있다시피 했다.

 

리라의 우려대로 학교에서는 가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달라져있었다.
인터넷으로 이정과 가을의 이야기를 접한 다른 학생들이 흘끔흘끔 가을을 보기도 했다.
물론 사회대 학생들은 워낙 이정과 가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많이 봤던 터라 무덤덤했기 때문에 가을도 도서관을 제외하면 사회대 건물안에 있는게 가장 마음이 편했다.

 

지후의 장담대로 파파라치가 학교 안에서 가을을 따라다니는 일은 없었지만, 부잣집 철딱서니 없는 아가씨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가을의 문헌정보과 친구들은 그런 삐딱한 시선이 맘에 안들어 걱정을 했지만 당사자인 가을은 의연하게 대처했다.

 

가을: 사람의 가치를 정하는 건 가진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야.
   그렇게 덜떨어진 사람들에게 일일이 신경쓰는 건 시간낭비라고.
영경: 그래도 난 신경쓰인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써 개강한지 열흘이 넘었는데 아직도 널 보는

   눈빛이 장난 아닌 걸.  
정민: 가을이가 그런 애들 신경쓸 거 어딨어. 다 못난 것들의 질투인 걸 뭐.
영경: 하긴... 소이정씨가 가을이한테 얼마나 잘 대해주는지 직접 보면 끽소리 못할 것들이 말만 많아요.
정민: 근데 정말 두 사람 언제 결혼할 거야?
영경: 그러게. 상견례는 했어?

 

친구들이 제 편인건 좋았지만 결혼 날짜를 물어볼 때면 언제나 난감한 가을이었다.

 

가을: 결혼은 아직 멀었어. 우선 나 졸업부터 하면 그 다음에 생각해보기로 했거든.
정민: 그럼 너 결혼해도 사서 계속할 수 있는 거야?
가을: 응.
영경: 와~ 우송이면 당연히 너 내조만 시킬 줄 알았는데 보기보단 개방적이구나.
정민: 솔직히 집에만 있긴 아깝지. 과수석이잖아.
가을:(쑥스러워) 그 얘기 그만하면 안될까? 우리 이제 스터디나 하자고.

 

언제나처럼 가을은 친구들의 마음을 취업준비로 돌려놓게 했다.


 

 

-우송 박물관-

 

이정은 새로운 문화재 환수작업으로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영국에서 국보급 문화재가 경매에 나올 것이란 소식을 접한 뒤로는 박물관이 비상체제였다.

 

그 덕분에 이정은 일주일이 넘도록 가을의 얼굴도 못보고 전화통화만 했다.
최실장이 신화대에서 가을이 잘 지내고 있는지 보고를 받고 있긴 해도 얼굴을 못보니 안심이 되지 않았다.
리라와 잔디에게 큰 소리를 치긴 했지만 신화대에는 철없는 망나니 부잣집 자제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가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몰라 항상 긴장했다.
고교 시절처럼 대놓고 유치한 일이 벌어질 확률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이정은 은밀히 사람을 붙여 가을을 경호하게 했다.

 

잠시 일에서 손을 떼고 한숨을 내쉬자 비서가 지후의 도착을 알렸다.
곧 지후가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

 

이정: 윤지후, 좋은 일 있어?
지후: 10월에 수암에서 마에다 신조 사진을 전시하기로 했거든.
이정:(반색) 정말? 가을이가 좋아하겠다.
지후: 그래, 둘이 같이 보러 와.

 

가을이가 기뻐할 걸 생각하자 이정의 피곤한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 모습을 본 지후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지후: 그렇게 좋냐? 가을이를 위해 특별히 성사시킨 건데 고맙다는 말은 안하고.
이정: 그래 고맙다. (표정 굳고) 그런데 너 언제까지 가을이 오빠노릇 할 거야?
지후:(태연) 친정 오빠가 챙겨주면 고마워해야하는 거 아냐?
이정:(투덜) 솔직히 말하면 넌 무서운 녀석이라서 말야.
지후: 가을이 요새 어때? 개강했는데 학교에서는 잘 지낸대?

 

이정은 올 것이 왔다 싶어 미간을 찌뿌리며 지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이정: 최실장 보고에 따르면 학교에서 아직 불미스러운 일은 안생겼대.
   그래도 다들 바보는 아닌지 가을이에게 대놓고 뭐라 하는 인간은 없다는데.
지후:(만족스럽게) 우송과, 수암, 신화를 등지고 싶은 인간은 없을테니.
이정: 다행히 사회대 학생들은 별다른 반응을 안보인다는데.
   가을인 주로 도서관하고 사회대 건물에 머무른대.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지후: 그래, 다행이다.
이정:(의혹에 찬 눈초리) 근데 너 이렇게 가을이 챙기면 리라씨가 질투 안하냐?
지후:(의아) 왜 리라가 질투해? 둘이 얼마나 친한데.
이정:(포기) 말을 말자...

 

지후는 이정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씩 웃고는 다른 약점을 건드렸다.

 

지후: 가을이 아버님은 어떠셔? 널 대하는 태도가 좀 누그러졌어?
이정:(한숨) 하아~ 그게 말이지...

 

가을과 겨울의 도움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가을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지만 여전히 재용은

이정에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딸들 때문에 대놓고 이정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건 아니었지만 정말 밥만 먹고 가라는 티를 팍팍

내서 이정은 애가 탔다.

 

지후: 아직은 좀 고달프네. 소이정 사상 최고의 난적을 만났구나. 큭큭.
이정:(짜증)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 지으면서 위로하면 더 짜증나!
지후: 도자기 선물도 안통해?
이정:(고개 저으며) '바다의 이슬'을 보고는 좀 감탄하시긴 했는데, 다른 자기는 부담스러워하셔.
지후: 아무래도 너 결혼 날짜 잡을 땐 네 할아버지 도움을 받아야겠다. 이런 식이면 진짜 2~3년은 채우겠어.
이정: 그래야하지 싶다...

 

가을 아버지에게 결혼 허락받느라 고생하는 이정을 보고있자니 좀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 지후였다.
하지만 가을이를 쉽게 데려가면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지후: 이제 곧 가을이 생일인데 이벤트 준비한 거 있어?
이정:(표정 밝아지며) 당연히 있지. 가을이 생일날은 휴가내려고 지금 이고생하는데.
지후: 기대되는걸. 금잔디도 뭔가 이벤트를 하려는 거 같던데 의견 조율 잘 해봐.
이정:(으름짱) 너랑 금잔디 방해할 생각 꿈도 꾸지 마.
지후:(느긋하게) 난 그렇게 눈치없는 행동 안하니 염려 마.

 

이정은 다가올 가을의 생일을 생각하며 싱긋 웃었다.
그런 이정을 보면서 지후도 만족스럽게 웃었다.
어쨌든 형제처럼 소중한 친구의 행복한 모습은 언제봐도 좋았다.   

  

 

 

-로즈마리 꽃밭-

 

이정과 나란히 손을 잡고 꽃밭에 들어선 가을의 얼굴이 환해졌다.

 

가을: 여전히 예뻐요~

 

청보라색 로즈마리 꽃이 바람에 몸을 떨면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어쩐지 올해는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꽃들이 더 생생하고 아름다워보였다.

가을의 생일날은 마침 오후 수업이 없어서 이정은 오전 근무만 마치고 바로 학교로 가서 가을을 데려오는 길이었다.
다행히 하늘도 더없이 청명하고 햇빛이 여름처럼 강렬해서 로즈마리 꽃밭에서 환하게 웃는 가을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 눈부셨다. 

 

이정: 아직도 여기가 좋아? 지난 여름 홋카이도보다도?
가을: 당연하죠. 여긴 나만을 위한 꽃밭이잖아요.
  오빠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이 곳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없어요.

 

이정도 이 로즈마리 꽃밭에 들어서니 상쾌한 향기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가을과 함께 있으니 문화재 환수라던가, 재용의 반대같이 골치아픈 일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신화대 안의 수근거림과 질시어린 눈빛도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어서 가을의 표정도 한결 밝았다.
일이 많아 약간은 까칠한 이정의 얼굴을 보고 약간 걱정도 됐지만 더없이 환한 이정의 얼굴을 보고 더욱 마음이 가벼워진 가을이었다.

 

가을의 손을 잡고 로즈마리 꽃밭을 거닐다가 이정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꽃을 꺾어서 가을의 머리에 꽂아주었다.
깜짝 놀란 가을은 멍하니 이정을 바라보았다.

 

가을: 오빠 왜 그래요?
이정: 서양에서는 신부에게 로즈마리 꽃을 선물한다잖아. 그래서 잘 어울리나 보려고.

 

가을은 신부라는 말에 갑자기 쑥스러워져서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이정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정: 아주 잘 어울려. 예뻐, 가을아.
가을: 그래요? 다행이네요...

 

가을은 햇살보다 더 눈부신 이정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너무 가슴이 설레여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은 가을이 혼자 가게 놔두지 않고 재빨리 손을 잡고 같이 걸었다.

 

이정: 예전에 네가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불렀던 날 기억해?

가을: 수술 2주년 기념일이었죠. 지후 오빠가 같이 바이올린 연주해줬던 거 생각나네요.

이정: 그 노래 들었을 때, 난 정말 그 노래가사에 공감했었어.

    네가 내 곁에 있으니 더 이상은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었어.

    노래가사 그대로 넌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꿈을 꾸는 이유였으니까.

    내 잘못을 다 용서해주고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는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싶었어. 

가을: 오빠...

 

이정은 걸음을 멈추고 가을의 어깨를 잡아 자신과 마주보게 했다.

가을을 바라보는 이정의 눈동자에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 눈빛에 가을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있음을 느꼈다.

 

이정: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

   내 곁에 네가 있는 걸 알면서도 어느 새 새로운 바램이 생기기 시작했어.

가을: 무슨 바램인데요?

이정: 너와 함께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거...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네 얼굴을 보고, 헤어지지 않고 함께 집으로 들어가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웃고, 힘든 일은 같이 상의하고, 슬픈 일은 서로 위로하면서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

가을:(감격) 오빠...

 

감격에 겨워 눈시울이 뜨거워진 가을과 달리 이정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정: 내 아버지가 널 인정하지 않고 있고 언제 널 받아들인다고 장담하지 못해.

   그리고 네 아버지도 아직 날 탐탁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도 알아.

   아버님 우려대로 네가 내 곁에 있으면 넌 분명 이유없는 험담도 듣고 질시도 받게 될 거야..

   하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있지만... 아니, 네가 다칠 위험이 훨씬 더 크지만..

   그래도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

   너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 네가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이정은 한쪽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가을의 손을 잡았다.

가을은 당황해서 이정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의 진지한 얼굴에 지금 청혼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정: 내 로즈마리 아가씨, 나의 천사, 항상 못난 날 감싸안아주고 한없이 다정함과 따스한 사랑을 주는 그대.

    영원히 내 사람이 되어준다고 약속해줄래?  항상 내 곁에 머물러주겠어?    

  
일본에서 돌아온 후 가을의 부탁에 따라 '그대'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던 이정이었다.
과거 그 단어는 마주치는 여자들에게 모두 불러줬던 의미없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 가을에게 말해주는 그 말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있었다.
그 뜻을 깨달은 가을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니 결국 한 방울 두 방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가을은 이정의 얼굴에 시선을 떼지 않고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다잡아가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가을: 난... 어쩌면 새로운 삶을 얻은 다음부터 조금은 두려움을 안고 살았는지도 몰라요.
   아팠을 때에는 모두에게서 사랑과 격려만 받고 온실속 화초처럼 보호받았으니까요.
   항상 내 곁에 있던 엄마까지 세상을 떠나고 나혼자 치열한 세상을 살아나가는게 좀 무서웠던 거 같아요.

 

이정은 뜻밖의 말에 놀란 눈으로 가을을 바라봤다.
항상 강한 사람으로 생각했던 가을의 입에서 두렵다거나 무섭다는 말이 나오다니 의외였다.

 

가을: 내가 왜 다시 살게 되었는지 그 의미를 찾고 싶었어요. 엄마 대신 내가 살아남은 그 이유를 알고 싶었

   어요.
   처음엔 수녀원으로 들어가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어쩜 나도 모르는 내 맘 밑바닥엔 도피심리도

   있었는지 몰라요.
   그러다 아버지와 수녀님의 권유로 대학을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예전 사서의 꿈이 되살아났어요.
   하지만 너무나도 슬픈 얼굴로 귀천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본 순간, 내 마음은 그 사람으로 가득차버렸어요.
   첫사랑을 영원히 잃어버리고 슬픔으로 방황하는 그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다시 살아났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정: 가을아...

 

이정은 과거의 잘못이 떠올라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가을은 미소를 지었다.

 

가을: 나도 첨에는 오빠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젠 나도 새로운 꿈을 꿔요. 오빠와 함께 행복하고 따듯한 가정을 이루는 꿈을요.
    오빠는 도예를 하면 난 옆에서 수예를 하고, 오빠를 닮은 예쁘고 씩씩한 아이가 곁에 있는 그런 풍경을

    상상해요.
    하느님은 분명히 오빠와 내가 그렇게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서 내게 새 삶을 주신 거에요.
이정: 그럼...

 

이정이 감격에 찬 표정으로 바라보자 가을은 주변에 핀 꽃이 무색할 만큼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가을의 눈앞에서 덮게를 열었다.
가을의 탄생석인 푸른 사파이어를 하트 모양으로 세공한 아름다운 반지가 나왔다.

 

가을:(감탄) 예뻐요.
이정: 원래는 약혼 반지로 주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은 약속의 표시밖에 되지 못할 거 같아.
   그래도 받아주겠어?

 

가을은 밀려오는 행복에 잠겨 아무런 말도 못하고 겨우 고개만 끄덕였다.
이정은 떨리는 손으로 가을의 왼손을 잡고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이정: 고마워. 내 프로포즈 받아줘서...

 

가을은 고개를 젓고는 이정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얼굴을 이정의 가슴에 묻었다.

 

가을: 이렇게 멋진 프로포즈를 받고 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 같아요.
   정말 행복해요... 이대로 시간이 멈췄음 좋을 정도로요.
이정: 그건 곤란한데.

 

어쩐지 묘한 느낌이 들어 가을은 고개를 들어 이정의 얼굴을 바라봤다.
의아함이 담긴 가을의 얼굴을 보는 이정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담겨있었다.

 

가을: 왜요?
이정: 지금 시간이 멈춰버리면 우린 결혼 못해. 난 하루 빨리 너랑 결혼하고 싶거든.
가을:(허탈) 뭐에요~

 

이정은 씩 웃으며 두 손으로 가을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어느 새 이정의 표정은 진지해졌지만 눈에는 기쁨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정: 정말 빨리 시간이 가서 널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비록 우리 결혼 생활이 항상 행복만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말야.
가을: 오빠가 날 지켜주면 되잖아요. 오빠만 옆에 있으면 돼요.
이정: 그래... 지금까지 네가 날 지켜줬다면 앞으로는 내가 널 지켜줄게.
가을: 응. 믿어요...

이정: 사랑해 가을아.

가을: 사랑해요.

 

이정은 천천히 얼굴을 내려 가을의 붉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가을도 조용히 눈을 감고는 이정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입맞춤이 점점 깊어가는데 청명한 푸른 하늘도, 연보라빛 로즈마리 꽃도 두 사람을 축복하듯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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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주 심하게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쿨럭..

왜 결혼식도 없냐고 따지신다면 쓸 자신이 없어서...라고밖에 변명 못하겠습니다..

소교수도 더이상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가을이 아버지도 반허락은 했으니 둘의 결혼은 시간문제라...

나중에 에필로그 한편 쓸게요~

 

괜한짓했다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만 그래도 분에 넘치게 이 다음 이야기 사랑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 복받으실 거에요...